영화 “그린북(Green Book)”
1. 영화 그린북 배경 및 시대상황
“그린북(2018)”은 피아니스트인 ‘돈 셜리’라는 실제인물의 이야기로, 1962년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인종차별 속 우정을 그린 휴머니즘 작품이며, 2019년 91회 아카데미상 수상작이다.
1926년 당시는 흑백 인종문제가 심각한 시기였기 때문에 미국 내륙의 남부 쪽에서의 인종차별은 심각한 상황이었고, 흑인들은 백인들과 같은 공간에서 식사나 숙박은 더 더욱 허락되지 않았다. 더구나 작품의 배경인 이 곳이 같은 미국 땅에서도 인종차별의 강도가 심했던 미국의 남부지역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그린북’의 필요성은 현대 네비게이션 이상이었을 것이다. 이에 흑인들의 편의를 위해 ‘그린북(1930)’이라는 초록색 표지의 책이 발간되었고, 이것은 흑인들의 장거리여행 시, 필수 불가결한 여행가이드 책자가 되었다.
이 영화는 뉴욕의 흑인 천재 피아니스트 ‘돈 셜리(마허샬라 알리)’가 백인인 개인 비셔 겸 운전수 ‘토니 발레롱가(비고 모텐슨)’와 함께 미국 남부로 콘서트투어를 하며 겪는 인종차별 문제와, 그들의 우정을 소재로 하고 있다.
당시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인종차별 문제는 흑인과 백인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토니’ 역시 미국으로 건너온 이탈리아계 이민자로 대부분 이들의 교육수준은 낮았고 이 때문에 미국에 사는 동안 고급인력에 속하지 못하고 낮은 업무에 종사해야만 했다. 인종차별에 노출된 것은 백인인 ‘토니’도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그 중 흑인을 대하는 시선은 더욱 냉혹해 이 두 사람에게 2개월에 걸친 콘서트 투어의 여정은 험난하기 그지없었고 백인을 대해야 하는 이들에게 곤혹스런 상황들은 빈번히 일어났다. 이렇게 이 영화는 피아니스트와 운전수겸 보디가드로, 직업이나 성품 면에서 정반대 성향의 두 인물이 서로의 간극을 좁혀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2. 영화 그린북 줄거리 및 결말정보
뉴욕에 사는 흑인 피아니스트 ‘돈 셜리’는 백악관에도 초청되는 등 미국 전역에서콘서트 요청을 받을 정도로 클래식 피아노의 대가이며 학식과 매너가 뛰어난 인물이다. 반면, 이탈리아계 백인인 ‘토니’는 흑인 혐오사상이 뿌리 깊은데다 밤업소에서 손님들의 싸움을 중재하는 등의 일을 했던 인물로, 성격 또한 괴팍하고 매너라곤 찾아볼 수 없는 인물이다. 그곳 사정으로 하루아침에 실직된 ‘토니’는 집안의 가장으로써 구직을 해야만 했고, 그때 그를 고용한 사람이 피아니스트 ‘돈 셜리박사’이다. 이렇게 밤무대에서 해결사 노릇을 하던 ‘토니’는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카네기홀로 면접을 보러 가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그가 만난 사람은 첫 대면부터가 범상치 않은 자태에다가 집안은 고급가구들로 꾸며져 있다. 다만 흑인이라는 것이 마음에 걸렸고 면접의 요구조건 또한 단순한 운전기사가 아닌, 그의 일정관리 및 신발과 옷 세탁까지 해야하는 일들이었기에 ‘토니’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성급히 그곳을 뜨고, 돌아가는 길에 전당포에 시계를 맡긴다. 이 정도의 궁핍한 생활이지만 흑인의 하수인으로 그에게 고용된다는 것에 대한 자존심만은 버릴 수 없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 셜리박사는 ‘토니’에게 전화를 걸어 부인 ‘돌로레스’에게 매너있게 허락까지 맡고 그를 채용한다. 이렇게 토니는 공연기획 담당자로부터 ‘그린북’을 받고 두 사람의 투어는 시작된다. 성향이 다른 이들은 하나에서 열까지 사사건건 부딪치지만, 서로는 각자의 주관을 뚜렷하게 이야기함으로써 서로를 이해해 가고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캔터키주를 지날 때는 진짜 ‘켄터키 치킨’을 발견하고 셜리박사에게 치킨을 권하기도 하고, 숙소에 와서는 아내 ‘돌로레스’에게 엉터리 문장으로 편지를 쓰는 것을 셜리는 유려하고 로맨틱한 문장으로 고쳐 주기도 한다. 순회공연 내내 흑인 연주자를 대하는 백인들의 행패 역시 다양하다. 폭행은 물론, 양복을 구입하려해도 시착조차 거절당하고, 버젓이 저택 안에 화장실에 있건만, 30분 거리에 있는 야외 푸세식 화장실을 이용하라고 강요당한다.
마지막 목적지에 도착한 그들은 공연 전 식사를 하는 레스토랑에서도 출입을 거절당한다. 우여곡절 끝에 공연을 무사히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셜리에게 아내 ‘돌로레스’는 감사의 포옹을 하고, 여러 친척들이 모인 가운데 그를 소개하는 훈훈한 분위기로 영화는 끝이 난다.
3. 영화 감상평: 끝까지 함께한 우정
영화는 천재 피아니스트인 셜리박사의 학식과 품격속에 녹아드는 토니의 모습을 통해, 인종차별은 공감이나 이해의 부재에서 비롯되는 인간본질의 문제가 아닌, 인간의 이기심이 만든 사소한 배타적 폭력의 문제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영화의 실제 모델인 두 사람은 2013년 같은 해 사망할 때까지 우정을 나누었다고 한다. 또한, '그린북‘이란 책자에 대해 ‘돈 셜리’를 연기한 ‘마허샬라 알리’는 1962년 당시 이 책이 없었다면 미국 남부의 여행은 불가능했고 그동안도 이 책의 존재를 몰랐다고 한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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