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플랜(PLAN) 75'
감독 : 하야카와 치에
출연 : 바이쇼 치에코, 타카오 타카, 카와이 유미, 스테파니 아리안, 이소무라 하야토 등.
1. 노인의 안락사법을 다룬 영화
“플랜 75”는 노인 안락사법을 다룬 영화이다. 노인들을 산에 버렸던 풍습으로, 일본에는 ‘우바스테야마(姥捨て山)’란 말이 있고, 한국에는 ‘고려장’이라는 풍습이 있었다. 이 영화는 정부가 생산성 없는 노인에게 수명연장을 위한 의료혜택을 언제까지 지속해야할지 2025년 정도의 노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도입되었다고 한다, 젊은이들은 노인을 부양하는 무거운 짐을 벗고자하고 노인들은 무기력하기만 하다. 노인 공경사상이 급격이 무너지는 현실을 젊은이들의 탓으로만 돌릴 수 있을까. 여기 노령사회를 다룬 영화 ‘플랜 75’가 2022년 일본에서 개봉되고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신인상에 해당하는 '카메라 도르 특별 언급상‘을 수상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와 유사한 작품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단편소설 ‘황혼의 반란’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이기에 ‘플랜 75’는 더욱 충격적일 수밖에 없다. 이 소설은 정부에서 ‘휴식, 평화, 안락센터’의 버스가 찾아오면서 노인들을 데려가 공권력으로 안락사를 시키면서 한 노인 부부가 자신들을 태우러 온 차를 탈취해 달아난다는 내용이다. 안락사를 합법화하고 자식들의 동의하에 행해진다는 현대판 고려장인 셈이다.
‘하야카와 치에(46)’감독이 이 영화를 생각한 것은 “약자에 대한 관용이 점차 사라져가는 일본 사회에 대한 분노감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그가 보았던 가나가와현(神奈川県)에서 벌어진 장애인 살해사건에서 “장애인은 해악만 끼친다, 일본이 장애인을 안락사 할 수 있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라는 주장을 듣고 충격을 받았고, 이것이 이 영화를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이 영화는 이미 부산 국제영화제에서 상영한 바, 조만간 한국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팸플릿 표지에는 “플랜 75, 이것은 75세부터 스스로 생사를 선택할 수 있는 제도(PLAN75, それは、75歳から自らの生死を選択できる制度)”라며 “과연, 옳은가 그른가(果たして、是か非か)“란 글과 함께 적혀 있다. 영화 끝부분에는 관객을 향해 “당신은 살겠습니까?(あなたは生きますか)”란 질문을 던진다.
2. 영화 '플랜75' 줄거리 및 결말정보
영화시작은 아침 뉴스로 75세 안락사법이 통과되었다는 소식이다. 일본의 미래를 위해 노인들은 사라져야 한다는 사회 정책에 따라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다는 법이 일본의회를 통과한 것이다. 담당 공무원들이 공원에 나가 죽음을 홍보하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콜 센타 직원에게 말하는 시스템과 원하는 때에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자유가 있으니 만족한 삶으로 생을 마감하는 것에 대한 고마움을 정부는 강요 하고 있다. 죽기 전 온천여행이라도 다녀오라는 의미로 계약과 동시에 얼마간의 위로금이 지급되는데 이 여행상품이 큰 인기를 끈다. 상담하고 있는 노인은 이 돈을 자유롭게 써도 되냐며 환한 얼굴로 묻고 있고, 여행도 좋고 맛있는 걸 사 드신다거나 하라며 상담직원은 아무 거리낌없이 안락사를 권유한다. 마치 카드 한 장 만드는 것에 지나지 않는 간단한 절차이다. 상담 마지막에 어느 할머니는 “다른 사람과 함께라면 상관없다(他の人と一緒だってかまわない)”라며 안락사 접수를 끝마친다.
호텔청소를 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주인공인 78세 할머니 ‘가쿠타니 미치’도, 친한 친구마저 고독사하고 청소 일을 그만둔 상태에서 구직에 번번이 실패하자 ‘플랜75’ 신청을 결심한다. 영화 마지막에는 정부가 플랜 75가 호조를 띠고 있으며 플랜 65를 검토 중 이라는 멘트가 나오고, 관객을 향해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냐고 질문한다.
일본은 장기 경제침체에 코로나로 인해 현실 같다는 반응과 실제 이런 제도를 바란다는 반응이 있었다고 하니, 국가에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가미가제와 활짝 피었다가 깨끗이 떨어지는 벚꽃과 사무라이의 죽음을 동일시해 미화하고 있는 일본사회에서 나올법한 주제란 생각이다. 나아가 영화라는 매체로 죽음을 홍보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영화제작의 발상에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3. 노령화 시대, 우리가 직면한 현실과 과제
노령화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심각한 문제로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더구나 여러 매스컴을 통해 우리 사회 노령화의 심각성은 그 속도에 있다고 알려져 있다. 65세 이상이 2020년엔 10명중 2명, 2050년엔 10명중 4명으로 노령사회로 진입하고, 이로 인해 생기는 노화에 대한 두려움은 공포, 불안, 염려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반해 의학과 과학의 힘을 빌려 젊어지고자 하는 현상은 우후죽순 생겨나는 성형외과 건물들이 말해주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EBS 다큐프라임’에서는 몇몇 사람을 모아 ‘30년 전 환경에서 1주일 생활해보기’라는 주제로 과거의 환경으로 돌아가 생활해보는 시간여행 실험으로 젊음을 되찾는다는 프로가 생기기도 했다.
앞으로 30년 후 전 국민의 40프로가 노인 인구라 한다면 소설이나 영화의 장면이 우리에게 마냥 무서워만하고 있을 픽션일 수만은 없다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이 영화를 통해 노년층에 대한 인식과 그들에게 대한 배려와 존중의 중요성을 되새길 수 있으며, 노인들과 함께하는 지지와 관심이 필요한 시대에 대한 진지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이 영화는 노인들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며, 한국 사회에서도 깊이 있는 고민과 논의가 필요한 이슈를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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